김서희(Seohee Kim)은 1991년 한국 서울에서 태어났습니다. 2016년 영국 런던칼리지오브패션에서 패션 디자인 학사 학위를, 2018년 로열컬리지오브아트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했습니다. 현재 서울을 거점으로 활동하는 패션 연구자이자 아티스트로, 이번 전시는 2개월간 Ongoing AIR에 참여한 결과를 발표하는 자리입니다.
올여름 이례적인 더위 속에서, 김서희는 도쿄에서의 리서치와 경험을 바탕으로 의복, 타인과의 경계, 그리고 공간의 시각적 표현에 얽힌 복잡한 관계를 탐구해왔습니다. 그녀는 “도쿄의 활기와 상승하는 기온이 내 몸에 잊히지 않는 인상을 남겼다. 피부가 햇볕에 그을리고 소매 없는 옷을 입고 붐비는 거리를 걸으며 이상한 불편함과 불안을 느꼈다”고 말했습니다. 그녀가 말하는 이 미묘한 불편함은 명확히 정의할 수 없는 감각으로, 특히 그녀가 기치조지의 좁은 길에서 버스를 기다리며 긴 줄에 서 있던 사람들이 긴소매 옷을 입고 스카프를 두르며 양산을 들고 있는 모습을 목격했을 때 더욱 강렬하게 느껴졌다고 합니다. 특히 “양산”이라는 존재는 거리 한가운데서도 개인적인 공간을 확보하려는 의지와 외부로부터의 보호를 바라는 조용한 주장처럼 보였다고 느꼈습니다.
“한국 문화에서 양산은 주로 자외선에 민감한 사람이나 중장년층을 떠올리게 해 약간 머뭇거리면서도 양산을 사용해봤다. 그런데 그림자를 만드는 평범한 행위 속에서 내 안에 미묘한 안정감과 평온함을 발견했다”고 이야기한 김서희는, 양산과 이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입고 있는 옷의 소재 사이의 흥미로운 공통점과 차이점에 주목했다고 말합니다. 그녀는 양산과 의복의 특성을 착용자를 중심으로 이분법적으로 살펴보면서, 양산은 피부에 직접 닿지 않으면서도 물리적으로 개인을 분리시키는 반면, 의복은 피부에 밀착해 시각적으로 타인과의 경계를 만들어낸다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이번 Ongoing AIR은 그녀에게 일본에서의 첫 체류 경험이었으며, 워크숍과 강연 등의 활동을 통해 지역 주민들과 적극적으로 교류하고 일본어를 배우는 데도 열의를 보였습니다. 이러한 실천은 상징적인 행위로도 볼 수 있으며, 양산이 만들어내는 그림자에 참여하기 위해 자신의 공간을 확장하고 타인의 영역으로 다가갈 가능성을 높이는 가장 강력한 방법이 되었습니다. 이번 전시에 발표하는 의복을 해체해 제작된 양산은 타인에게 다가가는 행위를 통해 개인 공간의 개념이 어떻게 변동할 수 있는지를 시각적으로 드러내는 작업입니다.
전시 제목인 「Swing Sewing」은 양산을 들고 움직이는 사람들의 리드미컬한 이미지와, 천을 꿰매어 자유롭게 움직이는 양산의 실루엣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전통적인 의복이 만들어낸 공간의 경계를 허물고 이를 ‘양산’으로 대체함으로써 개인 경계의 유동성과 적응성을 탐구하는 참여형 프로젝트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김서희는 이번 6일간의 전시 기간 동안 관객들이 작품의 공동 제작자가 되는 경험을 준비했습니다. 90년대 일본의 공기와 DIY 정신에 매료된 김서희와 함께 미완성된 양산 천에 자신만의 방식으로 천 조각을 연결해가는 과정을 함께하며 작품을 완성해보세요. 많은 분들의 참여와 방문을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