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은 채로 입기, 2025, 도쿄와 서울
신은 채로 입기, 2025, 도쿄와 서울
이 워크숍은 ‘양말을 신는 행위’와 ‘옷을 입는 행위’가 만나면서 생기는 물리적인 긴장을 살펴본다. 진행자는 미리 양말이 꿰매진 셔츠 조각 두 개를 준비하고, 이 조각들을 연결하는 니트 조각을 보여준다. 참여자는 이 구조를 신은 상태에서 시작하여 조각들을 이어 입을 수 있게 안전핀으로 고정해야 하고, 그 과정에서 바지나 치마 같은 ‘입을 수 있는’ 새로운 형태가 만들어진다.
원래 셔츠 역할을 하던 옷 조각들은 그 구조나 보이는 모습 때문에 오히려 착용에 제약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제약이 새로운 착용 방식을 상상하고 만들어 내는 출발점이 되기도 한다. 참여자는 기능을 잃은 옷 조각을 다시 입기 위한 방법을 고민하면서 몸과 옷 사이의 관계를 새롭게 구성해 나간다.
이 워크숍은 DIY 기반의 변형을 넘어, 옷을 입는 행위를 이루는 물리적, 개념적 조건들을 실험하는 과정이다. 완성된 옷은 원래의 셔츠라기보다, 특정 몸의 상태나 움직임에 반응해 만들어진 '입을 수 있는 구조물'이 된다.
워크숍이 끝난 뒤에는 작업이 완료된 옷들이 전시장 스태프에 의해 앞치마 같은 다른 용도로 다시 입혀진다. 이때 양말을 신기 위해 더해진 부분들은 그대로 남아 있고, 옷을 입는 행위는 전시장 안 일상적인 움직임 속에서 또 다른 퍼포먼스가 된다.
이 워크숍은 ‘입을 수 없다’는 조건이 어떻게 새로운 착용 방식으로 바뀔 수 있는지 실험하고, 물리적인 제약이 창의적인 반응을 이끌어 내는 계기가 될 수 있음을 살펴보고자 한다.
참여자:
Oru, YAMAMOTO
도쿄 기반 아티스트
Tatsuru, HATAYAMA
도쿄 기반 아티스트
장소:
무사시노 미술대학 (Musashino Art University), 도쿄
미타메(Mi-Ta-Me), 도쿄
퍼실리테이터:
김서희(SEHIKYO)
* 이 워크숍은 '컨트리뷰터스'가 기획하고 2025년 5월 16일부터 25일까지 문화역서울 284 RTO와 KCDF 갤러리에서 개최된 전시 <미래 공예>의 일환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전시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이 주관하며,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후원했습니다.